분트 AI 다룬 책 많은데 ‘먼저 온 미래’ 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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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16 16:3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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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주간경향]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은 기술 진보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넘어 인간의 질서와 위상을 되묻게 한 사건이었다. 장강명 작가의 논픽션 <먼저 온 미래>는 그 충격 이후 8년, 인공지능(AI)이 한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했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취재 대상은 전·현직 프로기사 29명과 관련 전문가 6인.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AI 도입이 바둑계에 남긴 구조적 변화를 따라간다.
작가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 이후의 충격을 포석의 변화부터 입단 제도의 수정, 관전 문화의 쇠퇴, 프로기사 위상의 하락 등 바둑 생태계 전반에서 ‘인간 중심의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추상적인 예측이 아니라 특정 커뮤니티의 붕괴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양상을 심층 인터뷰와 현장 중심으로 그려낸다.
<먼저 온 미래>는 지난 6월 출간 이후 두 달 만에 8쇄를 돌파했고, 누적 판매 2만5000부를 기록했다. 온라인서점 ‘예스24’ 기준 9월 4~10일 ‘미래예측’ 분야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를 제쳤다. 기술적 특이점·초지능을 다루는 기존 AI 전망서들과 달리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서사적 감각을 제공한 점이 독자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책은 출판계를 넘어 바둑계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8월 신한은행의 ‘세계 기선전’ 출범식에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 책을 언급하며 바둑과 경영의 통찰을 얻으면서 이번 대회 후원을 결심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AI가 특정 업종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방식은 바둑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가는 사람들이 거기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 헌신한 일을 더 잘해내는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하는 상황을 전망한다. 이 과정은 작가의 직업인 문학계를 비롯해 다양한 직업군에 적용 가능한 변화 양상으로 제시된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는 AI에 대한 기존 논의가 선험적 예측에 머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실제 현장을 깊이 취재해 AI가 커뮤니티를 어떻게 바꾸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며 경험 기반의 흥미로운 사례 연구라고 평가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SF처럼 비약적이지 않으면서 현실적 기술 수준에 기반해 미래를 그려내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한 점이 시의적절하다라고 말했다.
현실에 기반한 서술은 독자들의 막연한 불안을 알파고 사건의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리서치가 2024년 8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가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50%, 판단을 유보한 비율은 46%였다. 같은 기관의 2023년 11월 조사에서는 직장인의 78%가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술에 대한 인식은 이미 일상의 불안으로 확산해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많은 사람이 AI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느끼지만, 대체로는 통계 중심으로 특정 직업군의 소멸 가능성만을 나열한다며 이 책은 그러한 막연함을 넘어서 AI가 개인의 삶과 어떤 접점을 맺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책은 단순히 일자리 상실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 존재의 기반까지 질문한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쓴다. 당신은 어쩌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 다른 업계 사람들까지 인공지능의 등장 앞에서 안전과 일자리를 지키려 필사적으로 노력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설사 터미네이터를 막고 일자리는 지키더라도 어떤 인간적 가치들은 그 과정에서 틀림없이 부서질 것이다. 글항아리 이은혜 편집장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기보다는 주로 업무 능력 등 지적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AI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게 될 경우 인간은 존재감을 상실하기 쉽다. 계몽주의 이후 축적되어 온 인간의 지적 기반이 AI로 인해 흔들리면서 인간 존재의 근거 자체가 위협받는 구조를 책이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결말에 이르러 책은 기술 발전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한다. 만약 그렇다면 공상에 잠긴 어린아이들을 사상가나 비저너리라고 불러야 하며, 실리콘밸리의 자칭 사상가들은 내 눈에 바로 그런 어린아이들로 보인다. 그들은 자신이 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믿지만, 세상의 문제가 뭔지 정의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실패한다며 조속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같은 비관적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론도 존재한다. 홍성욱 교수는 체스는 AI 도입 이후 오히려 더 활성화됐다며 바둑계의 사례가 곧장 모든 직업군으로 일반화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성우 응용언어학자 역시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 이후 오히려 전 세계 프로기사 수는 소폭 증가했다며 알파고 제로 이후 인간 폰테크 중에서 AI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없다. 그렇지만 프로기사들이 확 줄지 않았다는 점은 힘들어지긴 했어도 하나의 업계가 쉽게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책이 ‘기사’와 ‘소설가’라는 직업적인 관점에 집중돼 있다고도 말했다. 바둑이나 문학은 아마추어적 영역도 존재하는 만큼 전업 관점만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판단하는 점은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결말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함께 책은 AI가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 구체적 현장을 토대로 각자의 전망을 생각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은수 대표는 AI 이후의 세계에서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고 관세와 틱톡 매각 문제 등을 논의한다. 미·중은 4차 회담에 앞서 중국 기업 제재와 미국 반도체 반덤핑 조사 카드를 각각 꺼내고 기싸움에 돌입했다.
미국 재무부와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대표단은 14~17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6월 영국 런던,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양측은 지난 3차례 회담을 통해 관세전쟁 휴전 기한을 오는 11월10일로 연장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계 SNS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을 비롯해 다양한 무역·경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 문제가 미·중 무역회담 의제에 포함됐다고 공식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미 재무부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미·중의 공동노력도 의제로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무기 부품 등을 수출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우회 지원하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촉구하기도 했다.
미·중이 다시 협상 테이블 앞에 앉지만 양국이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제재를 주고받으면서 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3일 미국산 아날로그 집적회로(IC) 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미국에서 수입한 4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의 범용 인터페이스 칩과 게이트 드라이버 칩 등이다. 세계 1, 2위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아나로그디바이스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복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이번 반덤핑 조사는 미 상무부가 지난 12일 중국 기업 23곳을 포함한 32개 기업을 수출규제 명단에 추가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GMC반도체와 지춘반도체 등이 미국 제재 대상 기업인 중국 최대 파운드리 생산 기업 SMIC의 미국산 부품 조달을 도왔다는 이유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중국이 관세와 수출통제에 상당한 양보를 받지 않는 한 협상을 서두를 것 같지 않다며 이번 회담은 향후 정상회담에서 틱톡 매각,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펜타닐 관세를 논의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에 초청했지만 관세와 펜타닐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커서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덜 주목받는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국 최초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적금주택)’ 사업을 추진 중인 경기도가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경기도형 적금주택은 수분양자가 공공분양주택에 대해 원가 수준의 분양가격으로 최초 지분을 취득(25%)하고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4년마다 분할 취득하는 방식의 주택이다.
도는 돈을 갚아가는 개념이 아니라 지분을 취득해가는 것이어서 초기자본과 자산이 부족한 청년·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에게 자가 마련 진입장벽을 낮추고, 단계적 자산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적금주택의 거주의무 기간은 5년, 전매 제한은 10년이며 이후 제3자 매각도 가능하다.
도는 ‘광교A17블록’에 건립 추진 중인 공공주택 600가구 가운데 240가구를 적금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적금주택의 특별공급 대상에는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생애최초 외에도 39세 이하 청년과 2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가 포함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전용면적 59㎡로 분양가는 6억~7억원대로 예상하며 내년 하반기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형 적금주택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새로운 서민주거 지원 정책과도 연계된다. 국토교통부는 신임 장관 취임 이후 지분적립형 주택과 이익공유형 주택을 주요 공공주택 공급 방안으로 명시했다. 지난 7월 신임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이를 서민층이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올해 6월 무주택 경기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경기도민의 94%가 적금주택 공급 확대에 찬성, 92%가 정책 필요성에 공감했다. 도 관계자는 공공(경기주택도시공사)과 민간(소유주)이 지분을 공동소유 하는 소유구조를 감안한 세제 개편과 대출상품 신설 등을 정부와 은행권에 건의해 사업성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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