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바로크’ ‘오케스트라’ ‘바그너’···하반기 주목할 클래식 공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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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19 01:2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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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사무소 평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심장을 뛰게하는 공연들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바로크’, ‘오케스트라’, ‘바그너’라는 세 가지 열쇳말로 요약된다.
바로크 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함께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20일 아트센터인천에서 바흐 종교 음악의 걸작 ‘b단조 미사’를 연주한다.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이 곡을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헤레베허는 존 엘리엇 가디너, 윌리엄 크리스티, 톤 쿠프만 등과 함께 현존하는 최고의 바로크 음악 전문가로 꼽힌다. 헤레베허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함께 ‘b단조 미사’를 세 차례나 녹음했다. 1999년 출시된 하르모니아 문디 음반은 이 곡 ‘결정반’ 중 하나다.
수준 높은 고음악 공연을 만나보기 힘든 국내에서 고음악 애호가들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는 아트센터인천에선 10월18일 또 하나의 놓칠 수 없는 공연이 열린다. 영국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 잉글리시 콘서트가 연주하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다. 2023년 아트센터인천에서 잉글리시 콘서트와 함께 헨델 오페라 ‘로델린다’를 무대에 올려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해리 비켓이 지휘한다.
오는 10월과 11월 서울은 베를린이나 빈 같은 유럽 클래식 음악 중심지들이 부럽지 않은 도시로 변한다. 이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휘자들과 오케스트라가 잇따라 서울을 찾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슈퍼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가장 존경받는 지휘자 중 한 명인 세묜 비치코프가 각기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LA필은 10월21일 서울 예술의전당(서울예당)에서 말러 교향곡 2번을, 이튿날에는 같은 곳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연주한다. 체코필은 10월28일(서울예당)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을, 10월29일(롯데콘서트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한재민 협연)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11월에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RCO),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PO),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VPO) 등 세계 최고로 꼽히는 세 오케스트라가 모두 서울을 찾는다. 이 세 단체를 비슷한 시기에 한 도시에서 만나는 건 매년 여름 루체른 페스티벌 정도를 제외하면 드문 일이다.
RCO는 11월5일(서울예당)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키릴 게르스타인)과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11월6일(롯데콘서트홀)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다니엘 로자코비치 협연)과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BPO는 11월7일과 9일 슈만 피아노 협주곡(김선욱 협연)과 브람스 교향곡 1번, 11월8일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과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등을 연주한다. 장소는 모두 서울예당이다. VPO는 11월19일 서울예당에서 슈만 교향곡 3번과 브람스 교향곡 4번, 다음날 같은 곳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RCO 차기 수석지휘자인 슈퍼스타 클라우스 메켈레, BPO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VPO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한 사상 첫 지휘자인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12월4~7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서울예당 오페라극장에서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무대에 올린다. 국내에선 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한 적은 있지만 오페라극장에서 전막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이 반주를 맡는다는 사실이 주목할 대목이다. ‘근육질 사운드’를 구사하는 츠베덴은 홍콩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시절인 2015~2018년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녹음한 음반으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클래식 음악계의 변방이었던 홍콩필은 이에 힘입어 2019년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에서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됐다. 두 차례 인터미션을 포함한 공연 시간이 6시간에 이른다. 성악진과 연주자들만이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체력을 요구하는 공연이다.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한국에 왔던 고려인이 3년여 만에 사망했다. 장례는 한국에 먼저 정착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이웃들이 치러줬다.
17일 광주 광산구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 16일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분트 피란을 왔던 고려인 장뾰토르(60)의 장례식을 치렀다.
뾰토르의 마지막 길은 함께 입국했던 조카 가족과 고려인마을 주민 10여명이 함께했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살았던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인근 폴란드로 피신했다. 갈 곳이 없던 그는 고려인 탈출을 돕기 위해 항공권을 마련해 보내준 광주고려인마을을 통해 그해 5월 한국에 왔다.
낯선 한국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뾰토르는 입국 직후 지병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의 친인척은 40대 조카 가족이 유일했다.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했던 그는 결국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지 못하고 지난 14일 한국 입국 3년4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 광주고려인마을은 그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뾰토르의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를 후원금과 주민 모금을 통해 지원해 왔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뾰토르의 삶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 됐던 고려인 후손들이 ‘전쟁 난민’으로 또다시 떠돌아야 하는 아픈 현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광주고려인마을에는 2022년 항공권 지원을 받은 900여명의 고려인 난민이 터를 잡았다.
하지만 3년 넘게 전쟁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400여명만 남았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전쟁이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도 많다.
고려인들을 돕고 있는 이천영 목사는 대부분 원룸 등에서 생활하는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전쟁 장기화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돕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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