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그라구입 SK이노, 자체 개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로 세계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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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19 00:0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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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그라구입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BMR)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공략한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포르투갈 리튬·배터리 원소재 회의인 ‘패스트마켓 콘퍼런스’에서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과 함께 BMR 라이선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R은 석유화학·국방·산업·기반시설 등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번 협약으로 KBR은 SK이노베이션의 BMR 기술과 자사의 고순도 결정화 기술(리튬 함유 용액에서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정제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한 사용료(로열티)를 얻는다.
BMR 기술은 리튬을 선회수하는 독자 공정을 적용해 폐배터리에서 리튬만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리튬 회수 방식이 리튬 회수율이 낮고 고순도 리튬 확보가 어려워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 2017년부터 BMR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환경과학기술원에 연간 약 800대 분량의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상업화 실증 설비를 구축했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원장은 협약식에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리튬 회수 기술로 EU 배터리법의 의무 회수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회수된 리튬으로 생산된 배터리 성능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면서 친환경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콘퍼런스 첫날 기조연설에서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BMR 기술이 글로벌 전기차와 배터리산업의 성장으로 인한 자원 확보 제약과 환경 규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의 나라에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쯤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지만, 한국도 아니고 미국에서 아파트 구하기가 이리 어려울 줄 몰랐다. 아파트 사무소는 내 월 소득이 월세보다 세 배 이상 많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월세 밀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넉넉하게 증명하란 소리다. 그러나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만 해도 적당한 지역의 원베드룸 월세가 2500달러 안팎이다. 두 배도 출장용접 아니고, 세 배라면 월 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단 뜻이다.
그들의 깐깐함과 나의 요령 부족으로 인해 소득 심사 기간은 하염없이 길어져만 갔다. 마치 내가 아파트를 빌리는 게 아니라, 아파트 대출금을 빌리기 위해 금융기관 심사를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장기화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일단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좀 더 싼 호텔로 옮기기로 했다.
그렇게 정착한 모텔이 어느덧 내 집처럼 느껴질 때쯤이었다. 불현듯 내가 머문 일주일 가까운 기간 동안 이 모텔 주차장에 있는 차들이 거의 바뀌지 않은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숙박객들은 여행자나 출장 온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번은 새벽에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숙박객 전원이 뛰쳐나온 적이 있었는데, 갓난아기를 둘러업고 나온 젊은 부부부터 휠체어를 탄 노부부, 대여섯 살 된 아이들이 포함된 가족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검색해보니, 모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거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신용 점수가 낮아 아파트를 빌리지 못하거나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모텔로 밀려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곧 모텔 생활 2년째에 접어든다는 한 사람은 내가 묵고 있는 모텔 투숙객의 70%가 장기 체류자라고 썼다. 장기투숙 호텔에서 일한 적 있다는 한 사람은 아이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까지 사는 가족도 봤다. 나중엔 아이의 고등학교 근처 모텔로 옮겨갔다고 했다.
실제 버지니아 남부 헨리코 카운티에서는 모텔에서 기거하며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13명에 달한다고 한다. 제대로 된 부엌도 없는 모텔은 지속 가능한 거주 공간이 아니다. 그러나 모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노숙인으로 간주하지 않아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돈이 떨어질 때까지 모텔에서 지내다가 결국 ‘숨겨진 노숙인’에서 ‘보이는 노숙인’으로 전환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도 워싱턴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면서 ‘노숙인·범죄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면서 우리 수도를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며 노숙인들은 (수도에서) 즉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아낸다고 해서 노숙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텔 주차장에서 본 한 투숙객의 차량이 잊히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연은 알 수 없으나, 차 안에는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 꽉꽉 욱여넣은 세간살이가 천장 가득 쌓여 있었다. 그 차의 앞 유리 너머 놓인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The case for Trump)였다. 그 모든 풍경이 나에겐 마치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느껴졌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발부 이유로 들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30여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하다 수용동으로 옮겨져 수감됐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통일교 행사 청탁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 돈이 ‘통일교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하도록 도와달라’, ‘윤 후보가 당선되면 통일교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정부 예산 등을 통해 통일교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 등 통일교가 권 의원에 전한 청탁의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영장 심사에서 특검 측은 130쪽이 넘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우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160여쪽에 이르는 의견서도 재판부에 냈다. 특검은 윤씨의 진술과 다이어리 기재 내용, 윤씨가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볼 때 권 의원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혐의가 중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선 중진 국회의원인 권 의원이 자신의 비서관을 통해 특검팀이 수사 중인 공범에게 몰래 접촉해 수사상황을 공유받으려 시도하고, 차명폰으로 수사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강조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커 구속 필요성이 크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영장 심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참담한 심정이고 저는 결백하다며 탄압이고 무리한 수사라고 말했다. 영장 심사 최후 진술에서는 2018년 7월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고 2022년 2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실을 거론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탄압이 시작됐다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다.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다며 우리 당은 단합과 결기로 잘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검은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아직 해소하지 못한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학자 총재를 만나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 대가로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 2022년 10월 한 총재 등 통일교 임원의 미국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제공해 증거인멸 등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권 의원의 구속은 통일교 측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일컬어지는 현역의원들을 통해 정치권에 개입한 정황을 수사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 청렴의무를 위배한 피의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서부터였다)고 적었다.
특검의 칼날은 곧바로 통일교의 수장인 한 총재로 향하고 있다. 한 총재는 윤씨가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는데 최종 결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한 총재는 특검의 소환조사 통보에 세차례 불응하다가 17일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연루된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가입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특검은 2022년 11월 초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씨에게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통일교 교인을 집단 가입시켜 권 의원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본다. 다만 권 의원이 당대표 후보 출마를 포기하면서 통일교 측은 김기현 의원으로 대상을 바꿔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와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교인들의 입당원서 등을 확보했다. 이 의혹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일교 측의 대선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 전 국민의힘에 돈줄을 대주고 통일교 측이 추진하는 과제를 실현시키려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통일교 자금 총 2억1000만원이 국민의힘 광역시도당 등에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최장 20일인 구속기간에 권 의원을 추가로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포르투갈 리튬·배터리 원소재 회의인 ‘패스트마켓 콘퍼런스’에서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과 함께 BMR 라이선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R은 석유화학·국방·산업·기반시설 등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번 협약으로 KBR은 SK이노베이션의 BMR 기술과 자사의 고순도 결정화 기술(리튬 함유 용액에서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정제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한 사용료(로열티)를 얻는다.
BMR 기술은 리튬을 선회수하는 독자 공정을 적용해 폐배터리에서 리튬만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리튬 회수 방식이 리튬 회수율이 낮고 고순도 리튬 확보가 어려워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 2017년부터 BMR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환경과학기술원에 연간 약 800대 분량의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상업화 실증 설비를 구축했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원장은 협약식에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리튬 회수 기술로 EU 배터리법의 의무 회수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회수된 리튬으로 생산된 배터리 성능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면서 친환경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콘퍼런스 첫날 기조연설에서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BMR 기술이 글로벌 전기차와 배터리산업의 성장으로 인한 자원 확보 제약과 환경 규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의 나라에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쯤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지만, 한국도 아니고 미국에서 아파트 구하기가 이리 어려울 줄 몰랐다. 아파트 사무소는 내 월 소득이 월세보다 세 배 이상 많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월세 밀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넉넉하게 증명하란 소리다. 그러나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만 해도 적당한 지역의 원베드룸 월세가 2500달러 안팎이다. 두 배도 출장용접 아니고, 세 배라면 월 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단 뜻이다.
그들의 깐깐함과 나의 요령 부족으로 인해 소득 심사 기간은 하염없이 길어져만 갔다. 마치 내가 아파트를 빌리는 게 아니라, 아파트 대출금을 빌리기 위해 금융기관 심사를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장기화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일단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좀 더 싼 호텔로 옮기기로 했다.
그렇게 정착한 모텔이 어느덧 내 집처럼 느껴질 때쯤이었다. 불현듯 내가 머문 일주일 가까운 기간 동안 이 모텔 주차장에 있는 차들이 거의 바뀌지 않은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숙박객들은 여행자나 출장 온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번은 새벽에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숙박객 전원이 뛰쳐나온 적이 있었는데, 갓난아기를 둘러업고 나온 젊은 부부부터 휠체어를 탄 노부부, 대여섯 살 된 아이들이 포함된 가족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검색해보니, 모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거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신용 점수가 낮아 아파트를 빌리지 못하거나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모텔로 밀려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곧 모텔 생활 2년째에 접어든다는 한 사람은 내가 묵고 있는 모텔 투숙객의 70%가 장기 체류자라고 썼다. 장기투숙 호텔에서 일한 적 있다는 한 사람은 아이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까지 사는 가족도 봤다. 나중엔 아이의 고등학교 근처 모텔로 옮겨갔다고 했다.
실제 버지니아 남부 헨리코 카운티에서는 모텔에서 기거하며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13명에 달한다고 한다. 제대로 된 부엌도 없는 모텔은 지속 가능한 거주 공간이 아니다. 그러나 모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노숙인으로 간주하지 않아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돈이 떨어질 때까지 모텔에서 지내다가 결국 ‘숨겨진 노숙인’에서 ‘보이는 노숙인’으로 전환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도 워싱턴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면서 ‘노숙인·범죄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면서 우리 수도를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며 노숙인들은 (수도에서) 즉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아낸다고 해서 노숙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텔 주차장에서 본 한 투숙객의 차량이 잊히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연은 알 수 없으나, 차 안에는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 꽉꽉 욱여넣은 세간살이가 천장 가득 쌓여 있었다. 그 차의 앞 유리 너머 놓인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The case for Trump)였다. 그 모든 풍경이 나에겐 마치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느껴졌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발부 이유로 들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30여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하다 수용동으로 옮겨져 수감됐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통일교 행사 청탁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 돈이 ‘통일교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하도록 도와달라’, ‘윤 후보가 당선되면 통일교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정부 예산 등을 통해 통일교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 등 통일교가 권 의원에 전한 청탁의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영장 심사에서 특검 측은 130쪽이 넘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우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160여쪽에 이르는 의견서도 재판부에 냈다. 특검은 윤씨의 진술과 다이어리 기재 내용, 윤씨가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볼 때 권 의원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혐의가 중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선 중진 국회의원인 권 의원이 자신의 비서관을 통해 특검팀이 수사 중인 공범에게 몰래 접촉해 수사상황을 공유받으려 시도하고, 차명폰으로 수사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강조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커 구속 필요성이 크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영장 심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참담한 심정이고 저는 결백하다며 탄압이고 무리한 수사라고 말했다. 영장 심사 최후 진술에서는 2018년 7월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고 2022년 2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실을 거론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탄압이 시작됐다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다.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다며 우리 당은 단합과 결기로 잘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검은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아직 해소하지 못한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학자 총재를 만나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 대가로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 2022년 10월 한 총재 등 통일교 임원의 미국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제공해 증거인멸 등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권 의원의 구속은 통일교 측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일컬어지는 현역의원들을 통해 정치권에 개입한 정황을 수사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 청렴의무를 위배한 피의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서부터였다)고 적었다.
특검의 칼날은 곧바로 통일교의 수장인 한 총재로 향하고 있다. 한 총재는 윤씨가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는데 최종 결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한 총재는 특검의 소환조사 통보에 세차례 불응하다가 17일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연루된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가입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특검은 2022년 11월 초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씨에게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통일교 교인을 집단 가입시켜 권 의원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본다. 다만 권 의원이 당대표 후보 출마를 포기하면서 통일교 측은 김기현 의원으로 대상을 바꿔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와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교인들의 입당원서 등을 확보했다. 이 의혹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일교 측의 대선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 전 국민의힘에 돈줄을 대주고 통일교 측이 추진하는 과제를 실현시키려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통일교 자금 총 2억1000만원이 국민의힘 광역시도당 등에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최장 20일인 구속기간에 권 의원을 추가로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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