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2025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대상, 에티오피아 내전 참상 고발 ‘침묵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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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20 13:2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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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사무소 2025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는 18일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로 프랑스 국적의 마리안 게티와 안녜스 나밧을 선정했다. 이들은 다큐멘터리 <침묵의 무기>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에서 자행된 성폭력과 인종청소 실태를 고발했다.
조직위원회는 이날 광주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인 <침묵의 무기>는 정부의 철저한 언론 통제 속에서 피해자 증언과 현지 기록을 확보해 60만명의 희생자를 낸 내전의 참상을 알렸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운영하는 공영방송 채널 ‘ARTE’를 통해 지난해 11월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는 국제사회에 전쟁범죄 실태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상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박한 상황을 기록한 ‘한밤의 계엄령’이 차지했다. 계엄군 봉쇄에도 현장을 생중계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48인의 영상기자’ 가운데 박현철(SBS)·임채웅(MBN)·박재현(JTBC)·김우성(아리랑TV) 등 4명이 대표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집상은 프랑스24가 제작한 <아이티: 갱들의 철권통치>에 돌아갔다. 프랑스 국적의 카트린 노리스 트랑, 로메오 랑글루아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장악한 갱단의 현실을 피해자 증언과 지도자 인터뷰로 담아 국제사회 주목을 받았다. 방송 직후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했고, 유엔 전문가 보고서에도 인용됐다.
올해 처음 제정한 ‘유영길상’은 알자지라 잉글리쉬의 ‘포화 속의 아이들’이 받았다. 팔레스타인 국적의 아슈라프 마샤라위, 아멜 게타피, 조쉬 러싱, 싱겔리 애그뉴가 제작한 이 작품은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정밀 타격의 표적이 되는 현실을 의료 자료와 영상 증거로 제시해 국제사회의 책임을 환기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최초로 영상 취재한 고 유영길 기자를 기리려 만든 상이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1989년 중국 민주화 시위를 기록한 영상기자 미국 국적의 신디 스트랜드(전 CNN 베이징 지국)와 조나단 쉐어(CNN), 호주 국적의 고 윌리 푸아(호주 ABC)가 함께 받았다. 이들은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탱크맨’(톈안먼 사건 직후 탱크를 막아선 인물) 장면 등을 비롯해 현장 취재 기록을 전 세계에 전했다.
마리오 슈미트 심사위원장(독일 ARD-NDR 선임기자)은 힌츠페터상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을 넘어, 정의가 부재하고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위험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서는 언론인의 용기를 조명한다며 올해 수상작들은 전쟁과 폭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담아내며, 모두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1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로비에서 열린다. 대상과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뜻을 기려려 2021년 제정한 이 상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현장을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한국 유일의 국제보도상이다.
법원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업 정보를 이용해 공사 예정지 주변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토지 지분 몰수를 명령했다.
대전지법 형사 6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에 3년을 선고하고, 소유 토지 지분 몰수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 설계 용역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BRT 정류소 위치 정보 등을 활용해 2017년 7월 공사 예정지 인근에 있는 땅을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당시 구입한 땅은 세종시 연기면에 있는 1398㎡ 규모의 토지로, 지분이 어머니와 동생 등 모두 4명의 명의로 나눠져 있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토지 구입 이전인 2017년 1월 사업 타당성재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사업에 비밀성이 없었고, 주말농장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가 게시됐더라도 지번과 세부 도로내역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고, 일반에 알려진 추상적 정보와 피고인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며 얻은 구체적 사실은 가치가 다르다고 판시했다.
이어 공무원으로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으로 이용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도로가 확정된다거나 BRT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라는 점 등은 국민에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피고인이 취득한 부동산 지분을 몰수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연희동의 요리교실 ‘구르메 레브쿠헨’과 <지중해 요리> <히데코의 일본 요리> 등 책을 통해 잘 알려진 요리 전문가 나카가와 히데코는 아버지가 즐겨 하던 서른일곱 가지 요리법을 책 한 권에 모았다. ‘옥수수 크림수프’가 표지를 장식한 책의 제목은 <아버지의 레시피>다. 얼마 전 새 책을 들고 일본 가나자와의 요양원을 찾은 히데코가 만난 91세의 아버지는 예의 낙천주의자의 웃음을 지었지만, 딸인지 여동생인지 헷갈리는 듯 보였다.
아버지 나카가와 다모쓰는 일본 최초의 뷔페(바이킹)를 선보인 도쿄제국호텔 출신 정통 프랑스 요리사다. 여러 특급호텔을 거쳐 주서독일 일본대사관 요리사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프랑스 요리를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대 자크 시라크 당시 파리 시장에게 상을 받기도 했다. 1999년 후지 스카이리조트 레스토랑 총조리장으로 정년퇴직한 후에는 도쿄에 작은 레스토랑 ‘이로도리’를 열고 오너셰프로 일했다. 요즘도 일본 여행을 가는 관광객들이 즐겨 먹는 오므라이스,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당시 인기 메뉴였다.
대를 이은 ‘요리사 부녀’ 스토리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보수적인 어머니는 도쿄의 여자대학 영양학과를 권했지만, 독일어를 전공한 딸은 졸업 후 바르셀로나로 떠나버렸다. 기자를 꿈꾸며 도쿄신문 국제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스페인과 독일에서 현지 제약회사 지사장 비서와 통신원으로 일하며 독립생활을 만끽했다. 이후 대학원 1년을 기약하고 건너온 한국에서 일본어 강사를 하다가 한국 남자를 만났고 귀화 한국인이 됐다.
어려서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싫었던 거 같다. 불과 칼이 있는 주방이 무서워 보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에서 굳이 일해야 하나 싶었던 것 같다.
다른 아빠들처럼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지 않고, 남들 다 쉬는 날에도 집을 비우기 일쑤인 아버지가 어린 딸은 늘 불만이었다.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었을 정도로 요리에 관심은 있었지만, 진로에서는 철저하게 배제했다.
그런 딸이 요리를 업으로 삼은 건 마흔 살에 접어들면서다. 이웃들 사이에서 요리 솜씨 좋기로 소문났던 그는 2008년 아파트를 떠나 지금의 주택으로 이사하며 요리교실을 열었다. 정작 부모님께는 첫 책이 나온 뒤에야 이 사실을 알렸다.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는 어머니는 히데코, 네가 요리교실을 열다니. 왠지 한국분들께 죄송하네라고 응수했다. 아버지는 그저 웃기만 했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히데코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어머니의 불안 증세가 깊어지자 부모님은 도쿄생활을 접고, 휴양지로 잘 알려진 가나가와현 오이소로 거처를 옮겼다. 78세에 레스토랑 주방을 떠나며 아버지는 자신이 쓰던 칼, 요리책, 노트 등을 국제우편으로 한국에 있는 딸에게 보내왔다. 사람 입에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데 실수하면 안 되잖니라는 편지와 함께. 오래돼 변색된 노트 속에는 색색의 색연필로 그린 요리 그림과 레시피가 담겨 있었다. 말 그대로 아버지의 60년 요리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보물 상자였다.
요리교실을 시작한 뒤부터 아버지에게 레시피를 묻는 메일을 보내면 답을 보내주셨다. 그렇게 주고받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너무 든든했다.
자식들 생일날이나 크리스마스에 집을 지키지 못했지만, 아버지는 크리스마스이브 오후에 슬쩍 집에 들러 빨간 리본으로 다리를 묶은 로스트치킨을 선물처럼 배달하는 다정한 가장이었다. 딸은 철이 들고 나서야 그 대목에 셰프가 잠깐의 짬을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하게 됐다. 히데코는 아버지의 마지막 레스토랑 이로도리에서의 10년이 내가 부모님과 평온한 시간을 보냈던 마지막 한때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에 갈 때면 넓지 않은 주방에서 아버지와 손발을 맞추고, 10시 즈음 남은 채소를 봉투에 넣고 퇴근한 아버지와 샐러드를 만들어 와인 잔을 기울이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일흔 넘어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의 아버지가 가장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독일 근무까지 자청한 건 화려한 이력으로 성공하겠다는 야망보다는 호기심이 컸기 때문인 것 같다고 딸은 해석했다.
능수능란한 처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아버지는 연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거대한 얼음 조각까지 직접 작업할 정도로 요리에만은 진심이었다.
아버지에게 중요한 건 요리 자체였다면, 나에게 요리는 나답기 위한 수단이다. 스페인에서도, 한국에서도 내가 외로울 때 사람들과 함께 있기 위해서 밥을 했다. 그 과정이 내게 힐링이 되어주었다.
매년 150명 이상 대기할 정도로 그의 요리교실이 입소문을 탄 데는 여럿이 어울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얻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유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도 한때 프랑스 레스토랑과 ‘나카가와 요리교실’을 병행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레시피 노트를 받아든 딸은 ‘아버지 레시피’라는 이름의 수업을 개설했다. 네 살 터울의 남동생도 마흔 살에 대기업을 그만두고 ‘알렘빅 진’을 만들며 양조업에 뛰어든 것을 보면 아버지가 물려준 요리에 대한 감각은 유전자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일본, 스페인, 프랑스, 한국 가정식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레시피를 구현하는 히데코는 요즘도 요리하다가 막힐 때면 아빠라면 이렇게 하겠지라며 답을 찾는다. 몇년 전 초당옥수수가 등장한 뒤로 비로소 비슷한 맛을 낼 수 있게 된 옥수수 크림수프를 비롯해 도넛 모양의 파인애플 한 조각이 통으로 올라가는 ‘파인애플 포크소테’, 히데코 요리교실의 인기 메뉴가 된 ‘에그 그라탱’ 등 노스탤지어 짙은 아버지의 레시피를 재현하며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옥수수 크림수프
재료 = (4~6인분) 크림 스타일 옥수수 통조림 1캔(400g), 양파 1개, 올리브오일 1큰술, 닭 육수 혹은 채소 육수 1ℓ, 월계수 잎 2장, 소금·후추·설탕 약간, 생크림 50㎖
·베샤멜소스 = 버터 50g, 밀가루(박력분) 75g, 우유 500㎖
1 소스팬에 버터를 타지 않도록 녹인 후 밀가루를 넣고 약불에서 잘 섞는다. 밀가루가 고슬고슬 볶아지면 우유를 넣어 크림 상태로 갠 후 잘 저으며 약불에서 끓여 베샤멜소스를 만든다.
2 다른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중불에 얇게 썬 양파를 볶는다. 통조림 옥수수를 추가해 가볍게 볶다가 닭 육수와 월계수 잎을 넣어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인 뒤 20분 정도 푹 끓인다.
3 2에서 월계수 잎을 빼고 핸드믹서로 곱게 간 뒤 ①의 베샤멜소스를 넣어 약불에서 섞는다. 간을 맞춘 뒤 마지막으로 생크림을 추가한다.
파인애플 포크소테
재료 = (4인분) 돼지고기 목살 8조각(800g), 파인애플 슬라이스 8조각,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후추·밀가루 적당량
·소스 = 토마토 퓌레 1컵, 화이트와인(또는 청주) 1컵, 우스터소스 4큰술, 케첩 4큰술, 간장 2작은술, 소금 약간, 겨자(취향에 따라) 적당량
1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밑간한 뒤 양면에 밀가루를 얇게 입힌다.
2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든다.
3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불로 가열한 뒤 1의 돼지고기를 넣어 강불로 굽다가 양면이 노르스름해지면 중불로 줄인다. 돼지고기 위에 파인애플 슬라이스를 올리고 뚜껑을 덮어 약불로 2분 정도 속까지 잘 익힌다.
4 잘 구워진 돼지고기를 접시에 올리고, 팬에 남아 있는 파인애플에 ②의 소스를 넣고 약불에서 한소끔 끓인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후 돼지고기 위에 올린다.
에그 그라탱
재료 = (4인분) 삶은 달걀 4개, 양파 1개, 햄 4장, 닭 정육 300g, 양송이버섯 6개, 파스타(펜네) 250g, 화이트와인 ½컵, 버터 50g, 밀가루 50g, 우유 500~700㎖, 그뤼에르 치즈·소금·후추 적당량
1 양파와 양송이버섯은 얇게 썰고, 햄과 닭고기는 잘게 자른다. 달걀은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가른다.
2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를 볶다가 부드러워지면 닭고기를 넣는다. 화이트와인을 추가한 뒤 월계수 잎, 소금, 후추를 넣은 다음 밀가루를 추가해 볶는다. 우유를 넣어 크림 상태가 되면 양송이버섯과 햄을 넣어 섞는다.
3 펜네를 알덴테보다 보드라울 정도로 삶는다.
4 오븐 용기에 2와 ③을 섞어 담고 달걀을 얹는다. 그뤼에르 치즈를 뿌리고 오븐(그릴)에서 200도로 10분 정도 치즈가 살짝 탈 정도로 구운 뒤 후추나 다진 파슬리 등을 뿌린다.
<아버지의 레시피>에서 발췌
조직위원회는 이날 광주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인 <침묵의 무기>는 정부의 철저한 언론 통제 속에서 피해자 증언과 현지 기록을 확보해 60만명의 희생자를 낸 내전의 참상을 알렸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운영하는 공영방송 채널 ‘ARTE’를 통해 지난해 11월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는 국제사회에 전쟁범죄 실태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상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박한 상황을 기록한 ‘한밤의 계엄령’이 차지했다. 계엄군 봉쇄에도 현장을 생중계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48인의 영상기자’ 가운데 박현철(SBS)·임채웅(MBN)·박재현(JTBC)·김우성(아리랑TV) 등 4명이 대표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집상은 프랑스24가 제작한 <아이티: 갱들의 철권통치>에 돌아갔다. 프랑스 국적의 카트린 노리스 트랑, 로메오 랑글루아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장악한 갱단의 현실을 피해자 증언과 지도자 인터뷰로 담아 국제사회 주목을 받았다. 방송 직후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했고, 유엔 전문가 보고서에도 인용됐다.
올해 처음 제정한 ‘유영길상’은 알자지라 잉글리쉬의 ‘포화 속의 아이들’이 받았다. 팔레스타인 국적의 아슈라프 마샤라위, 아멜 게타피, 조쉬 러싱, 싱겔리 애그뉴가 제작한 이 작품은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정밀 타격의 표적이 되는 현실을 의료 자료와 영상 증거로 제시해 국제사회의 책임을 환기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최초로 영상 취재한 고 유영길 기자를 기리려 만든 상이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1989년 중국 민주화 시위를 기록한 영상기자 미국 국적의 신디 스트랜드(전 CNN 베이징 지국)와 조나단 쉐어(CNN), 호주 국적의 고 윌리 푸아(호주 ABC)가 함께 받았다. 이들은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탱크맨’(톈안먼 사건 직후 탱크를 막아선 인물) 장면 등을 비롯해 현장 취재 기록을 전 세계에 전했다.
마리오 슈미트 심사위원장(독일 ARD-NDR 선임기자)은 힌츠페터상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을 넘어, 정의가 부재하고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위험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서는 언론인의 용기를 조명한다며 올해 수상작들은 전쟁과 폭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담아내며, 모두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1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로비에서 열린다. 대상과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뜻을 기려려 2021년 제정한 이 상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현장을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한국 유일의 국제보도상이다.
법원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업 정보를 이용해 공사 예정지 주변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토지 지분 몰수를 명령했다.
대전지법 형사 6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에 3년을 선고하고, 소유 토지 지분 몰수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 설계 용역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BRT 정류소 위치 정보 등을 활용해 2017년 7월 공사 예정지 인근에 있는 땅을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당시 구입한 땅은 세종시 연기면에 있는 1398㎡ 규모의 토지로, 지분이 어머니와 동생 등 모두 4명의 명의로 나눠져 있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토지 구입 이전인 2017년 1월 사업 타당성재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사업에 비밀성이 없었고, 주말농장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가 게시됐더라도 지번과 세부 도로내역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고, 일반에 알려진 추상적 정보와 피고인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며 얻은 구체적 사실은 가치가 다르다고 판시했다.
이어 공무원으로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으로 이용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도로가 확정된다거나 BRT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라는 점 등은 국민에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피고인이 취득한 부동산 지분을 몰수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연희동의 요리교실 ‘구르메 레브쿠헨’과 <지중해 요리> <히데코의 일본 요리> 등 책을 통해 잘 알려진 요리 전문가 나카가와 히데코는 아버지가 즐겨 하던 서른일곱 가지 요리법을 책 한 권에 모았다. ‘옥수수 크림수프’가 표지를 장식한 책의 제목은 <아버지의 레시피>다. 얼마 전 새 책을 들고 일본 가나자와의 요양원을 찾은 히데코가 만난 91세의 아버지는 예의 낙천주의자의 웃음을 지었지만, 딸인지 여동생인지 헷갈리는 듯 보였다.
아버지 나카가와 다모쓰는 일본 최초의 뷔페(바이킹)를 선보인 도쿄제국호텔 출신 정통 프랑스 요리사다. 여러 특급호텔을 거쳐 주서독일 일본대사관 요리사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프랑스 요리를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대 자크 시라크 당시 파리 시장에게 상을 받기도 했다. 1999년 후지 스카이리조트 레스토랑 총조리장으로 정년퇴직한 후에는 도쿄에 작은 레스토랑 ‘이로도리’를 열고 오너셰프로 일했다. 요즘도 일본 여행을 가는 관광객들이 즐겨 먹는 오므라이스,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당시 인기 메뉴였다.
대를 이은 ‘요리사 부녀’ 스토리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보수적인 어머니는 도쿄의 여자대학 영양학과를 권했지만, 독일어를 전공한 딸은 졸업 후 바르셀로나로 떠나버렸다. 기자를 꿈꾸며 도쿄신문 국제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스페인과 독일에서 현지 제약회사 지사장 비서와 통신원으로 일하며 독립생활을 만끽했다. 이후 대학원 1년을 기약하고 건너온 한국에서 일본어 강사를 하다가 한국 남자를 만났고 귀화 한국인이 됐다.
어려서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싫었던 거 같다. 불과 칼이 있는 주방이 무서워 보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에서 굳이 일해야 하나 싶었던 것 같다.
다른 아빠들처럼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지 않고, 남들 다 쉬는 날에도 집을 비우기 일쑤인 아버지가 어린 딸은 늘 불만이었다.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었을 정도로 요리에 관심은 있었지만, 진로에서는 철저하게 배제했다.
그런 딸이 요리를 업으로 삼은 건 마흔 살에 접어들면서다. 이웃들 사이에서 요리 솜씨 좋기로 소문났던 그는 2008년 아파트를 떠나 지금의 주택으로 이사하며 요리교실을 열었다. 정작 부모님께는 첫 책이 나온 뒤에야 이 사실을 알렸다.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는 어머니는 히데코, 네가 요리교실을 열다니. 왠지 한국분들께 죄송하네라고 응수했다. 아버지는 그저 웃기만 했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히데코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어머니의 불안 증세가 깊어지자 부모님은 도쿄생활을 접고, 휴양지로 잘 알려진 가나가와현 오이소로 거처를 옮겼다. 78세에 레스토랑 주방을 떠나며 아버지는 자신이 쓰던 칼, 요리책, 노트 등을 국제우편으로 한국에 있는 딸에게 보내왔다. 사람 입에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데 실수하면 안 되잖니라는 편지와 함께. 오래돼 변색된 노트 속에는 색색의 색연필로 그린 요리 그림과 레시피가 담겨 있었다. 말 그대로 아버지의 60년 요리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보물 상자였다.
요리교실을 시작한 뒤부터 아버지에게 레시피를 묻는 메일을 보내면 답을 보내주셨다. 그렇게 주고받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너무 든든했다.
자식들 생일날이나 크리스마스에 집을 지키지 못했지만, 아버지는 크리스마스이브 오후에 슬쩍 집에 들러 빨간 리본으로 다리를 묶은 로스트치킨을 선물처럼 배달하는 다정한 가장이었다. 딸은 철이 들고 나서야 그 대목에 셰프가 잠깐의 짬을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하게 됐다. 히데코는 아버지의 마지막 레스토랑 이로도리에서의 10년이 내가 부모님과 평온한 시간을 보냈던 마지막 한때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에 갈 때면 넓지 않은 주방에서 아버지와 손발을 맞추고, 10시 즈음 남은 채소를 봉투에 넣고 퇴근한 아버지와 샐러드를 만들어 와인 잔을 기울이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일흔 넘어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의 아버지가 가장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독일 근무까지 자청한 건 화려한 이력으로 성공하겠다는 야망보다는 호기심이 컸기 때문인 것 같다고 딸은 해석했다.
능수능란한 처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아버지는 연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거대한 얼음 조각까지 직접 작업할 정도로 요리에만은 진심이었다.
아버지에게 중요한 건 요리 자체였다면, 나에게 요리는 나답기 위한 수단이다. 스페인에서도, 한국에서도 내가 외로울 때 사람들과 함께 있기 위해서 밥을 했다. 그 과정이 내게 힐링이 되어주었다.
매년 150명 이상 대기할 정도로 그의 요리교실이 입소문을 탄 데는 여럿이 어울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얻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유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도 한때 프랑스 레스토랑과 ‘나카가와 요리교실’을 병행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레시피 노트를 받아든 딸은 ‘아버지 레시피’라는 이름의 수업을 개설했다. 네 살 터울의 남동생도 마흔 살에 대기업을 그만두고 ‘알렘빅 진’을 만들며 양조업에 뛰어든 것을 보면 아버지가 물려준 요리에 대한 감각은 유전자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일본, 스페인, 프랑스, 한국 가정식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레시피를 구현하는 히데코는 요즘도 요리하다가 막힐 때면 아빠라면 이렇게 하겠지라며 답을 찾는다. 몇년 전 초당옥수수가 등장한 뒤로 비로소 비슷한 맛을 낼 수 있게 된 옥수수 크림수프를 비롯해 도넛 모양의 파인애플 한 조각이 통으로 올라가는 ‘파인애플 포크소테’, 히데코 요리교실의 인기 메뉴가 된 ‘에그 그라탱’ 등 노스탤지어 짙은 아버지의 레시피를 재현하며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옥수수 크림수프
재료 = (4~6인분) 크림 스타일 옥수수 통조림 1캔(400g), 양파 1개, 올리브오일 1큰술, 닭 육수 혹은 채소 육수 1ℓ, 월계수 잎 2장, 소금·후추·설탕 약간, 생크림 50㎖
·베샤멜소스 = 버터 50g, 밀가루(박력분) 75g, 우유 500㎖
1 소스팬에 버터를 타지 않도록 녹인 후 밀가루를 넣고 약불에서 잘 섞는다. 밀가루가 고슬고슬 볶아지면 우유를 넣어 크림 상태로 갠 후 잘 저으며 약불에서 끓여 베샤멜소스를 만든다.
2 다른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중불에 얇게 썬 양파를 볶는다. 통조림 옥수수를 추가해 가볍게 볶다가 닭 육수와 월계수 잎을 넣어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인 뒤 20분 정도 푹 끓인다.
3 2에서 월계수 잎을 빼고 핸드믹서로 곱게 간 뒤 ①의 베샤멜소스를 넣어 약불에서 섞는다. 간을 맞춘 뒤 마지막으로 생크림을 추가한다.
파인애플 포크소테
재료 = (4인분) 돼지고기 목살 8조각(800g), 파인애플 슬라이스 8조각,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후추·밀가루 적당량
·소스 = 토마토 퓌레 1컵, 화이트와인(또는 청주) 1컵, 우스터소스 4큰술, 케첩 4큰술, 간장 2작은술, 소금 약간, 겨자(취향에 따라) 적당량
1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밑간한 뒤 양면에 밀가루를 얇게 입힌다.
2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든다.
3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불로 가열한 뒤 1의 돼지고기를 넣어 강불로 굽다가 양면이 노르스름해지면 중불로 줄인다. 돼지고기 위에 파인애플 슬라이스를 올리고 뚜껑을 덮어 약불로 2분 정도 속까지 잘 익힌다.
4 잘 구워진 돼지고기를 접시에 올리고, 팬에 남아 있는 파인애플에 ②의 소스를 넣고 약불에서 한소끔 끓인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후 돼지고기 위에 올린다.
에그 그라탱
재료 = (4인분) 삶은 달걀 4개, 양파 1개, 햄 4장, 닭 정육 300g, 양송이버섯 6개, 파스타(펜네) 250g, 화이트와인 ½컵, 버터 50g, 밀가루 50g, 우유 500~700㎖, 그뤼에르 치즈·소금·후추 적당량
1 양파와 양송이버섯은 얇게 썰고, 햄과 닭고기는 잘게 자른다. 달걀은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가른다.
2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를 볶다가 부드러워지면 닭고기를 넣는다. 화이트와인을 추가한 뒤 월계수 잎, 소금, 후추를 넣은 다음 밀가루를 추가해 볶는다. 우유를 넣어 크림 상태가 되면 양송이버섯과 햄을 넣어 섞는다.
3 펜네를 알덴테보다 보드라울 정도로 삶는다.
4 오븐 용기에 2와 ③을 섞어 담고 달걀을 얹는다. 그뤼에르 치즈를 뿌리고 오븐(그릴)에서 200도로 10분 정도 치즈가 살짝 탈 정도로 구운 뒤 후추나 다진 파슬리 등을 뿌린다.
<아버지의 레시피>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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