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그라구입 협치 실종?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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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23 08:2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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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그라구입 [주간경향] 협치를 말하는 자가 수박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보이는 주장이다. 지난해 12·3 불법 계엄 후 특별히 ‘협치’를 거론하지 않아도 의심의 눈길은 더 짙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고위직이나 장관직을 맡은 인사들에게도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는다.
서로 이념이나 지향점,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타협으로 이뤄지는 것이 정치다. 서울 여의도 국회나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서 만난 정치권 인사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와 실제 용산이나 여의도 주변에서 보고 듣는 ‘뒷사정’은 전혀 다른 경우가 빈번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에 있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협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는 협치라는 것이 무조건 그냥 적당하게 그냥 인정하고 봉합하고 그런 거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여야의 내란특검 연장 합의 철회로 이어졌다. 그는 (검찰개혁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란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 연장)이 어떻게 맞바꾸는 대상이 되느냐며 그런 건 타협이 아니다. 협치도 아니다. 정부조직법 천천히 하면 된다. 패스트트랙 태우면 6개월이면 된다고 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치’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작 논란이 된 발언은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는 발언이었다.
최고 권력은 국민이다. 국민주권이다. (그다음이)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순이다). 이것을 우리가 가끔 망각한다.
명시적으로 직접 선출 권력이 우선이고, 간접 선출 권력이 그다음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날 ‘내란 특별재판부가 위헌이 아니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삼권분립으로 입법·행정·사법이 서로 견제하지만 국민이 직접 선출한 입법, 그리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권력이 임명 권력인 사법부의 권력에 우위를 갖는 ‘서열’이 있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 있다.
논란의 불씨를 키운 건 지난 9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합니까. 대통령 위에 있습니까.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닙니까.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모두 발언이었다.
논란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대법원장 사퇴 공개요구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말에 강 대변인은 아직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가 가장 우선시되는 선출 권력이고, 시대적인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는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점에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권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일제히 비판에 나서자 우상호 정무수석이 나서 사법부 개혁의 취지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으로, 대통령실은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에 대해 논의한 바 없고 앞으로도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정리했다.
권력 서열론과 조희대 사퇴 주장의 후폭풍
삼권분립에서 사법부를 선출직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의회나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도 선출직인데 다수의 지지를 받은 결정이 늘 올바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다수결 민주주의의 맹점일 수 있다.
국가와 정부, 정치의 작동시스템을 다룬 책 <정부의 원리>를 최근 펴낸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의 말이다. 사법부가 선출된 사람으로부터 임명받지만, 신분을 보장받고 선출직보다 항상 임기가 더 길게 만드는 ‘보완 장치’를 만든 까닭이라는 것이다.
개인만 독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독재도 있다. 나치나 전체주의 공산국가에서 프롤레타리아가 다수라며 다수독재를 정당화하지만, 거기서 오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설계다. 선거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권력분립이나 지방분권 등으로 수평·수직적으로 권력을 나눈다. 복수정당제로 경쟁하는 것이나 헌정이나 입헌 민주주의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똘똘 뭉쳐도 한계가 있다.
결국 다수결 민주주의가 초래할 위험성을 막기 위해 사법부가 존재하는 것이 맞지만, 거기서 선출직의 서열이 더 높다거나 더 정당하다는 논리가 도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양 교수의 설명이다.
선출직이 더 권력이 많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국민으로부터 선출됐기 때문에 더 정당하다거나 삼권분립에서 입법·행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김유정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법부를 향한 비판이 사법부 스스로 초래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귀연 판사가 맡고 있는 내란 형사재판 관련 문제가 많은 것이 맞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서울서부지법 폭동에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 지 판사의 유흥업소 출입 의혹 감사 결과는 함흥차사다. 그런 사람에게 중차대한 내란 재판을 맡겨뒀는데 휴가는 휴가대로 쓰고 주 1회 재판만 한다. 과거 한명숙 전 총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판은 주 4회씩 열렸다. 이 재판부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국민적 불신이 있는데 법원장 회의에서는 그에 대한 불신해소, 대안 제시 없이 현 정부의 사법개혁 논의과정에 자신들이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식이다. 당연히 사법부 수장의 책임 문제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결국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압박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여론 조성용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것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대법원장이 임명하면 위헌 논란은 차단될 수 있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임명하지 않으면 그건 탄핵 요건이 될 수 있다. 과거 특검법을 만들었는데 사인을 안 했다는 것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사유 중 하나였다. 설혹 헌재에서 기각되더라도 탄핵에 이르기 전에 사퇴를 유도하는 일종의 애드벌룬과 같다고 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가장 큰 딜레마는 정권 창출의 동력이었던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동시에 차기를 내다 보며 자기 정치를 하는 정청래 대표를 위시한 집권당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이 내놓는 개혁 입법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대략 찬성과 반대가 5 대 4로 나뉜다. 말하자면 국민의 40%가량이 동의하지 않는다. 예컨대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내세웠던 금융실명제나 하나회 해체와 같은 개혁 조치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80%에 달했던 것과 다르다. 반면 내란 종식은 6 대 3 이상으로 벌어진다. 민주당으로선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40%의 지지율만 지키면 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5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오는 당과 대통령의 입장 차이가 현재 노출되고 있는 당과 대통령 사이의 ‘엇박자’의 본질이라고 본다.
현재 사법·검찰개혁 논란을 보다 보면 기시감이 드는 대목이 있다. 2005년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뒤 추진했던 이른바 ‘4대 개혁’(국가보안법·과거사법·사립학교법·언론개혁법) 입법 추진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면서 개혁은 좌초됐다. 타협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논란이 되는 반국가단체를 규정한 제8조만 수정하고 나머지를 존치하는 안이 제시됐지만, 전면철폐를 내세운 당시 여권 내 강성 의원들은 거부했다. 그때 타협이 이뤄져 국가보안법이 수정되는 방향으로 갔다면 그 후의 상황은 현재와 많이 달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당시에도 4대 개혁 입법 관련해 대표적인 강경 투쟁론자였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4대 개혁 입법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젊고 역동적인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공희준 정치평론가의 말이다. 그때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검찰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다 50·60대다. 재생산이 안 되는 진보다. 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왜 이 대통령이 머리를 염색하는지를 알아채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개혁이나 국가 개조가 힘을 받으려면 국회 다수의석이나 열렬한 팬덤이 아니라 젊은 세대, 청년들의 힘이 필요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개혁이 미숙함 때문에 실패했다면, 2025년 민주당 개혁이 위태로운 것은 세대 재생산이 안 되는 노쇠함 때문이다.
협치 실종 국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정치권이 해야 하는 일이 협치냐 내란 척결이냐고 한다면 내란 종식의 주체는 특검이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여당은 자신들이 내란 청산의 주체인 것처럼 하지 말고 국정운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란 청산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 정당과 민주시민의 역할이다. 실제 만들어냈다. 대통령 탄핵을 했고, 정권을 바꿨고, 특검을 통과시켜 돌아가게 했다. 정당은 할 만큼 했고, 지금은 다른 트랙으로 넘어갔다. 본인들이 내란 청산의 주체로 포지셔닝하다 보니 엇박자가 생기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내란 종식을 공약했으니 특검을 출범시켰고, 지금은 특검에게 그 일을 맡겨놓은 것이다. 내란은 내란대로 두는 것이고, 협치는 협치대로 하는 것이다.
주간경향이 접촉한 정치평론가들은 협치가 실종되고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벌어지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협치가 필요한 것은 민생경제이며, 내란척결에는 타협할 게 없다고 정리한 바 있다라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탄핵과 내란을 인정하고 사과했을 때 현재 20% 내외인 지지층에서 존재감이 상실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협치의 정치는 어려운 채로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잘못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엔 여야 모두 미래권력을 두고 게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안팎으로 갑갑한 상황이다. 만약 여권의 강성 기조가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이나 사법부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가게 되면 국가 전체가 중심을 잃어버린다. 결국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온다. 중심을 잘 잡고 지금 국면을 헤쳐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중심 키를 잡고 정국주도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추석 선물, 스팸은 이제 별로인가요?
명절을 앞두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다. 누구에게나 통했던 스팸·참치·샴푸 세트가 이제는 환영받는 선물의 기본이 아니라는 신호다. 빠르게 변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 속에서 형식적인 선물만으로는 마음을 충분히 전하기 어려워졌다. 센스있는 선물이란 무엇일까.
Point1_ 생필품은…글쎄?!
한때 샴푸, 치약, 세제, 통조림 세트 등은 실용성을 강조한 ‘안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하나를 사더라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는 웰빙, 건강, 친환경 같은 가치 기반 소비가 확산하며 스팸이나 참치 세트는 호불호가 나뉘는 선물로 꼽힌다. 더욱이 온라인 마켓에서 맞춤형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요즘, ‘누구나 다 받는’ 선물 세트는 특별함을 잃었다.
Point2_ 20·30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요즘 젊은 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대학생 선혜인씨는 지인에게 1일 꽃꽂이 클래스 티켓을 선물했는데, 선물을 받은 친구는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었다며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경험형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친구·팔로어에게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보여주는 재미까지 더해져 관계를 강화하기도 한다.
Point3_ 어른들에겐 자랑할 수 있는 ‘한방’
부모 세대는 실속형·기능형 선물에 높은 만족을 보인다. 대형 가전, 안마기, 공기청정기처럼 평소 스스로 사기 힘든 제품이 대표적이다. 직장인 박성호씨는 지난 추석 때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더니 온종일 사진만 찍으셨다. 가족 단톡방이 부모님 사진으로 도배됐다며 한 번 선물한 것만으로 일상 만족도가 확 올라가니까 나 역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선희 가족 관계 전문가는 자신을 위해 큰돈을 쓰는 데 인색한 부모 세대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나 평소 발기부전치료제구매 쉽게 사기 힘든 가전제품을 선물받을 때 만족감이 크다며 나아가 자식이 자신을 세심하게 살펴 필요를 채워주었다는 사실에서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일상 속 작은 사치와 편의를 누리며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Point4_ ‘트렌디한 제품’은 언제나 대환영
트렌디한 아이템도 명절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타입을 고려한 화장품, 흔하지 않은 향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니치 향수, 소장 가치를 지닌 한정판 굿즈,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디퓨저 등은 받는 사람에게 새로움과 흥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대화와 경험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선물이 디지털 형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기프트카드나 모바일 상품권은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고,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Point5_ 그래도 모르겠다면 ‘고전’
취향과 트렌드를 모두 고려하기 어렵다면 명불허전 ‘고전’이 답이다. 참기름이나 김, 올리브유 등 소모가 빠른 주방 필수품은 실용적이면서 부담 없는 선택이다. 예산 10만원대라면 한우·한돈·홍삼·제철 과일 세트처럼 고품질의 선물이 좋다. 1인 가구나 젊은 세대에게는 프리미엄 캡슐 커피, 와인 등 ‘소소한 사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추천한다.
김영철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최근 패턴을 보면 젊은 세대는 경험형·맞춤형 선물 등 효용성을 추구하고, 부모 세대는 실용적·장기 사용 가능한 선물에 만족도가 높다며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가격이나 화려함보다 상대방의 취향과 생활 방식을 얼마나 고려했는지를 보여주는 ‘관계적 가치’가 현대 명절 선물의 핵심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서 영화를 제작하려면 정부 부서에 각본을 제출해야 한다. 신정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한 국가 체제에 반하는 내용은 검열된다. 그 규칙을 따르고 싶지 않다면,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됩니다. 저도 겪었던 그런 문제들 말이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여러 차례 구금과 가택연금을 당했다. 2010년에는 국가로부터 영화 제작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슬람 공화국에 반대하는 내용을 선전했다는 이유에서다.
탄압에도 파나히 감독은 영화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최초의 아시아 감독이 됐다. 파나히 감독은 저는 사회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서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것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곳이건 문제가 있지 않냐면서 영화 제작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어디서든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파나히 감독은 영화에서 억압받는 자들을 조명해 왔다. 제5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최고상) 수상작 <써클>(2000)은 차별받는 이란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미혼모는 멸시받고, 아버지나 남편의 동의가 없이는 아이를 지울 수 없는 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오프사이드>(2006)는 축구 경기 관람이 금지된 이란 여성들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남자로 변장한 채 잠입하는 얘기다.
국가로부터 영화 제작을 금지당한 후, 파나히 감독은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스스로 영화에 등장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파나히 감독은 택시기사로 분해 차에 탄 승객과의 대화를 촬영했다. 이를 모아 만든 영화 <택시>(2015)는 제6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최고상)을 받았다.
그에게 마지막 3대 영화제 최고상 트로피를 안겨준 <그저 사고였을 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정치범으로 수감되며 모든 걸 잃은 바히드(바히드 모바셰리)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똑 닮은 발걸음 소리를 내는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고문을 자행하는 ‘그들’에게 폭력으로 앙갚음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제 이후 다음 달 1일 국내 정식 개봉한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프랑스 대표로도 출품이 결정됐다. 파나히 감독은 프랑스와 공동 제작된 작품이라 출품이 가능했다며 (단독으로 제작했던) 영화 <오프사이드>(2006)는 ‘자국 스크린에 상영되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출품을 포기했었다고 했다.
파나히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1995)으로 부산을 방문했던 그는 구금 등으로 오랜 기간 부산에 오지 못했었지만, 1회 때도 아시아 최고 영화제가 될 저력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번 내한 기간에 2017년 작고한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묘지를 찾았다. 파나히 감독은 제가 출국 금지로 이란을 떠날 수 없을 때 김 프로그래머가 이란까지 찾아와주기도 했다며 생전 이란 영화를 정말 좋아해 주셨다고 말했다.
서로 이념이나 지향점,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타협으로 이뤄지는 것이 정치다. 서울 여의도 국회나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서 만난 정치권 인사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와 실제 용산이나 여의도 주변에서 보고 듣는 ‘뒷사정’은 전혀 다른 경우가 빈번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에 있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협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는 협치라는 것이 무조건 그냥 적당하게 그냥 인정하고 봉합하고 그런 거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여야의 내란특검 연장 합의 철회로 이어졌다. 그는 (검찰개혁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란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 연장)이 어떻게 맞바꾸는 대상이 되느냐며 그런 건 타협이 아니다. 협치도 아니다. 정부조직법 천천히 하면 된다. 패스트트랙 태우면 6개월이면 된다고 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치’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작 논란이 된 발언은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는 발언이었다.
최고 권력은 국민이다. 국민주권이다. (그다음이)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순이다). 이것을 우리가 가끔 망각한다.
명시적으로 직접 선출 권력이 우선이고, 간접 선출 권력이 그다음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날 ‘내란 특별재판부가 위헌이 아니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삼권분립으로 입법·행정·사법이 서로 견제하지만 국민이 직접 선출한 입법, 그리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권력이 임명 권력인 사법부의 권력에 우위를 갖는 ‘서열’이 있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 있다.
논란의 불씨를 키운 건 지난 9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합니까. 대통령 위에 있습니까.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닙니까.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모두 발언이었다.
논란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대법원장 사퇴 공개요구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말에 강 대변인은 아직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가 가장 우선시되는 선출 권력이고, 시대적인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는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점에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권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일제히 비판에 나서자 우상호 정무수석이 나서 사법부 개혁의 취지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으로, 대통령실은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에 대해 논의한 바 없고 앞으로도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정리했다.
권력 서열론과 조희대 사퇴 주장의 후폭풍
삼권분립에서 사법부를 선출직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의회나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도 선출직인데 다수의 지지를 받은 결정이 늘 올바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다수결 민주주의의 맹점일 수 있다.
국가와 정부, 정치의 작동시스템을 다룬 책 <정부의 원리>를 최근 펴낸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의 말이다. 사법부가 선출된 사람으로부터 임명받지만, 신분을 보장받고 선출직보다 항상 임기가 더 길게 만드는 ‘보완 장치’를 만든 까닭이라는 것이다.
개인만 독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독재도 있다. 나치나 전체주의 공산국가에서 프롤레타리아가 다수라며 다수독재를 정당화하지만, 거기서 오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설계다. 선거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권력분립이나 지방분권 등으로 수평·수직적으로 권력을 나눈다. 복수정당제로 경쟁하는 것이나 헌정이나 입헌 민주주의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똘똘 뭉쳐도 한계가 있다.
결국 다수결 민주주의가 초래할 위험성을 막기 위해 사법부가 존재하는 것이 맞지만, 거기서 선출직의 서열이 더 높다거나 더 정당하다는 논리가 도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양 교수의 설명이다.
선출직이 더 권력이 많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국민으로부터 선출됐기 때문에 더 정당하다거나 삼권분립에서 입법·행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김유정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법부를 향한 비판이 사법부 스스로 초래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귀연 판사가 맡고 있는 내란 형사재판 관련 문제가 많은 것이 맞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서울서부지법 폭동에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 지 판사의 유흥업소 출입 의혹 감사 결과는 함흥차사다. 그런 사람에게 중차대한 내란 재판을 맡겨뒀는데 휴가는 휴가대로 쓰고 주 1회 재판만 한다. 과거 한명숙 전 총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판은 주 4회씩 열렸다. 이 재판부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국민적 불신이 있는데 법원장 회의에서는 그에 대한 불신해소, 대안 제시 없이 현 정부의 사법개혁 논의과정에 자신들이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식이다. 당연히 사법부 수장의 책임 문제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결국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압박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여론 조성용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것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대법원장이 임명하면 위헌 논란은 차단될 수 있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임명하지 않으면 그건 탄핵 요건이 될 수 있다. 과거 특검법을 만들었는데 사인을 안 했다는 것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사유 중 하나였다. 설혹 헌재에서 기각되더라도 탄핵에 이르기 전에 사퇴를 유도하는 일종의 애드벌룬과 같다고 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가장 큰 딜레마는 정권 창출의 동력이었던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동시에 차기를 내다 보며 자기 정치를 하는 정청래 대표를 위시한 집권당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이 내놓는 개혁 입법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대략 찬성과 반대가 5 대 4로 나뉜다. 말하자면 국민의 40%가량이 동의하지 않는다. 예컨대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내세웠던 금융실명제나 하나회 해체와 같은 개혁 조치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80%에 달했던 것과 다르다. 반면 내란 종식은 6 대 3 이상으로 벌어진다. 민주당으로선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40%의 지지율만 지키면 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5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오는 당과 대통령의 입장 차이가 현재 노출되고 있는 당과 대통령 사이의 ‘엇박자’의 본질이라고 본다.
현재 사법·검찰개혁 논란을 보다 보면 기시감이 드는 대목이 있다. 2005년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뒤 추진했던 이른바 ‘4대 개혁’(국가보안법·과거사법·사립학교법·언론개혁법) 입법 추진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면서 개혁은 좌초됐다. 타협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논란이 되는 반국가단체를 규정한 제8조만 수정하고 나머지를 존치하는 안이 제시됐지만, 전면철폐를 내세운 당시 여권 내 강성 의원들은 거부했다. 그때 타협이 이뤄져 국가보안법이 수정되는 방향으로 갔다면 그 후의 상황은 현재와 많이 달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당시에도 4대 개혁 입법 관련해 대표적인 강경 투쟁론자였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4대 개혁 입법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젊고 역동적인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공희준 정치평론가의 말이다. 그때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검찰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다 50·60대다. 재생산이 안 되는 진보다. 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왜 이 대통령이 머리를 염색하는지를 알아채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개혁이나 국가 개조가 힘을 받으려면 국회 다수의석이나 열렬한 팬덤이 아니라 젊은 세대, 청년들의 힘이 필요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개혁이 미숙함 때문에 실패했다면, 2025년 민주당 개혁이 위태로운 것은 세대 재생산이 안 되는 노쇠함 때문이다.
협치 실종 국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정치권이 해야 하는 일이 협치냐 내란 척결이냐고 한다면 내란 종식의 주체는 특검이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여당은 자신들이 내란 청산의 주체인 것처럼 하지 말고 국정운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란 청산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 정당과 민주시민의 역할이다. 실제 만들어냈다. 대통령 탄핵을 했고, 정권을 바꿨고, 특검을 통과시켜 돌아가게 했다. 정당은 할 만큼 했고, 지금은 다른 트랙으로 넘어갔다. 본인들이 내란 청산의 주체로 포지셔닝하다 보니 엇박자가 생기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내란 종식을 공약했으니 특검을 출범시켰고, 지금은 특검에게 그 일을 맡겨놓은 것이다. 내란은 내란대로 두는 것이고, 협치는 협치대로 하는 것이다.
주간경향이 접촉한 정치평론가들은 협치가 실종되고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벌어지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협치가 필요한 것은 민생경제이며, 내란척결에는 타협할 게 없다고 정리한 바 있다라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탄핵과 내란을 인정하고 사과했을 때 현재 20% 내외인 지지층에서 존재감이 상실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협치의 정치는 어려운 채로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잘못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엔 여야 모두 미래권력을 두고 게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안팎으로 갑갑한 상황이다. 만약 여권의 강성 기조가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이나 사법부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가게 되면 국가 전체가 중심을 잃어버린다. 결국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온다. 중심을 잘 잡고 지금 국면을 헤쳐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중심 키를 잡고 정국주도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추석 선물, 스팸은 이제 별로인가요?
명절을 앞두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다. 누구에게나 통했던 스팸·참치·샴푸 세트가 이제는 환영받는 선물의 기본이 아니라는 신호다. 빠르게 변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 속에서 형식적인 선물만으로는 마음을 충분히 전하기 어려워졌다. 센스있는 선물이란 무엇일까.
Point1_ 생필품은…글쎄?!
한때 샴푸, 치약, 세제, 통조림 세트 등은 실용성을 강조한 ‘안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하나를 사더라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는 웰빙, 건강, 친환경 같은 가치 기반 소비가 확산하며 스팸이나 참치 세트는 호불호가 나뉘는 선물로 꼽힌다. 더욱이 온라인 마켓에서 맞춤형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요즘, ‘누구나 다 받는’ 선물 세트는 특별함을 잃었다.
Point2_ 20·30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요즘 젊은 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대학생 선혜인씨는 지인에게 1일 꽃꽂이 클래스 티켓을 선물했는데, 선물을 받은 친구는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었다며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경험형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친구·팔로어에게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보여주는 재미까지 더해져 관계를 강화하기도 한다.
Point3_ 어른들에겐 자랑할 수 있는 ‘한방’
부모 세대는 실속형·기능형 선물에 높은 만족을 보인다. 대형 가전, 안마기, 공기청정기처럼 평소 스스로 사기 힘든 제품이 대표적이다. 직장인 박성호씨는 지난 추석 때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더니 온종일 사진만 찍으셨다. 가족 단톡방이 부모님 사진으로 도배됐다며 한 번 선물한 것만으로 일상 만족도가 확 올라가니까 나 역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선희 가족 관계 전문가는 자신을 위해 큰돈을 쓰는 데 인색한 부모 세대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나 평소 발기부전치료제구매 쉽게 사기 힘든 가전제품을 선물받을 때 만족감이 크다며 나아가 자식이 자신을 세심하게 살펴 필요를 채워주었다는 사실에서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일상 속 작은 사치와 편의를 누리며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Point4_ ‘트렌디한 제품’은 언제나 대환영
트렌디한 아이템도 명절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타입을 고려한 화장품, 흔하지 않은 향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니치 향수, 소장 가치를 지닌 한정판 굿즈,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디퓨저 등은 받는 사람에게 새로움과 흥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대화와 경험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선물이 디지털 형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기프트카드나 모바일 상품권은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고,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Point5_ 그래도 모르겠다면 ‘고전’
취향과 트렌드를 모두 고려하기 어렵다면 명불허전 ‘고전’이 답이다. 참기름이나 김, 올리브유 등 소모가 빠른 주방 필수품은 실용적이면서 부담 없는 선택이다. 예산 10만원대라면 한우·한돈·홍삼·제철 과일 세트처럼 고품질의 선물이 좋다. 1인 가구나 젊은 세대에게는 프리미엄 캡슐 커피, 와인 등 ‘소소한 사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추천한다.
김영철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최근 패턴을 보면 젊은 세대는 경험형·맞춤형 선물 등 효용성을 추구하고, 부모 세대는 실용적·장기 사용 가능한 선물에 만족도가 높다며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가격이나 화려함보다 상대방의 취향과 생활 방식을 얼마나 고려했는지를 보여주는 ‘관계적 가치’가 현대 명절 선물의 핵심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서 영화를 제작하려면 정부 부서에 각본을 제출해야 한다. 신정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한 국가 체제에 반하는 내용은 검열된다. 그 규칙을 따르고 싶지 않다면,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됩니다. 저도 겪었던 그런 문제들 말이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여러 차례 구금과 가택연금을 당했다. 2010년에는 국가로부터 영화 제작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슬람 공화국에 반대하는 내용을 선전했다는 이유에서다.
탄압에도 파나히 감독은 영화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최초의 아시아 감독이 됐다. 파나히 감독은 저는 사회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서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것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곳이건 문제가 있지 않냐면서 영화 제작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어디서든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파나히 감독은 영화에서 억압받는 자들을 조명해 왔다. 제5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최고상) 수상작 <써클>(2000)은 차별받는 이란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미혼모는 멸시받고, 아버지나 남편의 동의가 없이는 아이를 지울 수 없는 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오프사이드>(2006)는 축구 경기 관람이 금지된 이란 여성들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남자로 변장한 채 잠입하는 얘기다.
국가로부터 영화 제작을 금지당한 후, 파나히 감독은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스스로 영화에 등장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파나히 감독은 택시기사로 분해 차에 탄 승객과의 대화를 촬영했다. 이를 모아 만든 영화 <택시>(2015)는 제6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최고상)을 받았다.
그에게 마지막 3대 영화제 최고상 트로피를 안겨준 <그저 사고였을 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정치범으로 수감되며 모든 걸 잃은 바히드(바히드 모바셰리)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똑 닮은 발걸음 소리를 내는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고문을 자행하는 ‘그들’에게 폭력으로 앙갚음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제 이후 다음 달 1일 국내 정식 개봉한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프랑스 대표로도 출품이 결정됐다. 파나히 감독은 프랑스와 공동 제작된 작품이라 출품이 가능했다며 (단독으로 제작했던) 영화 <오프사이드>(2006)는 ‘자국 스크린에 상영되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출품을 포기했었다고 했다.
파나히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1995)으로 부산을 방문했던 그는 구금 등으로 오랜 기간 부산에 오지 못했었지만, 1회 때도 아시아 최고 영화제가 될 저력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번 내한 기간에 2017년 작고한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묘지를 찾았다. 파나히 감독은 제가 출국 금지로 이란을 떠날 수 없을 때 김 프로그래머가 이란까지 찾아와주기도 했다며 생전 이란 영화를 정말 좋아해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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