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수출입은행, 웨스팅하우스에 ‘4억달러 보증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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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0-18 03:2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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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한국수출입은행이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체코 원전 수출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약 4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이행성 보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체코 원전 수출을 명목으로 구체적 금액이 명시된 수은의 보증 신용장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수은은 지난 2월14일 한수원을 보증 의뢰인으로 하고 웨스팅하우스를 보증 수혜자로 하는 4억달러 규모의 이행성 보증서를 발행했다.
보증 목적은 ‘수출거래 촉진’으로 명시됐다. 수은의 이행성 보증은 기업이 해외 사업이나 수출 계약 과정에서 신용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증서를 써주는 제도다. 한수원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수은이 대신 4억달러를 지급한다는 뜻이다.
수은은 이에 대해 정 의원에게 “한수원이 지난 2월5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 5호기 관련 3자 협정상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의무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이행성 보증 발급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행성 보증 발급은 지난 1월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IP)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체결한 3자 협정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협정에는 원전 1기당 4억달러 규모의 보증 신용장을 발행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는 한수원·한전이 향후 기술료 지급 등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웨스팅하우스가 은행을 통해 일정 금액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동안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에 자사 원천기술이 포함됐다”고 주장해온 반면, 한수원과 한전은 “한국형 원전은 독자 개발 기술”이라고 맞서왔다.
그러다 한수원과 한전은 돌연 웨스팅하우스와 3자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협정에는 원전 1기당 8억2500만달러의 기술료와 설계·조달·시공(EPC) 역무를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웨스팅하우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 협정은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정부와 한수원은 구체적 조항을 국회나 감사원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합의 내용은 기밀이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정부 역시 “상대방과의 기밀유지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세부 내용 공개를 거부했다.
한수원은 협정 체결로 지난 6월 체코전력공사(CEZ)와 본계약을 맺었다.
정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수출입은행 자금으로 불공정 논란이 있는 협정의 이행을 보증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련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뱀은 길다. 나에게도 꼬리가 있다. 나이 들수록 차마 코끝이 늘어나지는 못하고 그 꼬리가 자꾸 길어진다. 꼬리는 내가 만드는 업보일까. 그 매서운 줄이 발등을 때리는 날은 기어코 오고야 만다. 있는 줄도 몰랐던 꼬리. 점점 윤곽이 갖춰지는 꼬리. 이제는 희미하게 만져지는 꼬리. 나도 모르게 물컹, 밟을 것 같은 꼬리. 그게 무섭기도 해서 산으로 간다.
나이가 길어질수록 자연과의 접촉 면적을 넓히는 게 좋다. 어쩐지 산에서는 꼬리가 감춰지는 것 같다. 이 번들거리는 세상에서의 유일한 비상구다. 산에서 만끽하는 잠깐의 신선한 이탈은 그 덕분일 것이다. 산에서 무덤 하나 지나치지 않을 수 없듯 뱀 하나 만나지 않기란 어렵다. 고요와 침묵의 바위틈에서 넥타이처럼 풀어진 뱀을 또 만났다.
어린 시절 우리한테 걸리면 꼼짝없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뱀. 무서운 우리 보고 재빨리 도망치던 뱀. 이제는 뱀을 보면 내가 무섭다. 옛날 담벼락 아래에서 눈싸움하며 대치하던 생각도 났다. 어쩌면 그때 그 뱀, 허리띠로 환생해서 점점 불룩해지는 내 배를 부둥켜안고 고소하게 지켜보는 건 아닐까. 뱀, 숲에 떨구고 온 나의 꼬리, 이번에도 아주 길었다.
긴 게 어디 뱀이나 꼬리뿐일까. 올핸 추석 연휴가 무척 길었다. 잠시 뒤죽박죽이 된 일상에도 인상적인 뉴스는 있었다. 스웨덴에서는 지렁이가 낚시꾼을 불러 중세의 유물을 발견케 했고 부산에서는 도심에 진출한 멧돼지가 자동차를 들이받고 절명했다.
라디오에서는 ‘슈피겔 임 슈피겔’(거울 속의 거울)이 적어도 2번 이상 내 귀에 들렸다. 길게 무한 반복되는 듯한 잔잔한 선율이 어른의 자장가로도 퍽 어울리는 음악. 세상이 조용하다면 절반이 거울 덕분이다.
거울은 여러 조각의 각이다. 모나고 뾰족하고 각진 것들이 모여 감쪽같이 매끈한 거울을 만든다. 거울 속의 거울은 세상을 기하급수적으로 길게 이어붙인다. 거울이 없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나를 보고도 나를 잘 모르는데 보지도 못했더라면 혹 뱀이나 멧돼지를 나로 알고 이 세상 건너갔을지도 모를 일. 뱀은 나를 유혹하며 세상으로 나가자 하고, 거울은 나를 불러 제 앞에 자꾸 세우려 한다. 뱀아, 거울아. 그대들 아니었다면 이 세계가 얼마나 심심하고 얄팍하였겠나.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의 총재가 별도로 존재하는 ‘총총 분리’가 장기화하고 있다. 공명당의 연립정권 이탈로 총리 지명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자민당 내에선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왼쪽 사진) 체제를 유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아사히신문 등은 지난 14일 비공개로 열린 자민당 양원 간담회에서 이시바 총리가 계속 총리직을 맡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15일 보도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취지다.
마이니치신문은 간담회에서 당분간 이시바 총리를 유임시키자는 주장을 한 의원이 7~8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스즈키 슌이치 당 간사장은 간담회 뒤 총총 분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당 총재(오른쪽)는 “공명당의 연립 이탈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자민당 총재는 됐어도 총리는 되지 못하는 여자로 불리고 있는 불쌍한 다카이치 사나에지만 이런 때일수록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반드시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내에는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인해 공명당과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본유신회 등 보수 성향 야당과 새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기업·단체의 후원금 규제에 대해 “공명당 안을 통째로 받아들일 정도로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저녁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우익 정당인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와 만나 일본유신회의 핵심 과제인 ‘오사카 부(副)수도 구상’ 등을 논의했다. 회담 뒤 다카이치 총재는 “내년 정기국회에서 법안 제출을 목표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유신회(중의원 35석)가 자민당(196석)과 손잡으면 두 당의 의석은 231석으로 과반(233석)에 근접하게 된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전날 아사히 인터뷰에서 “이시바 총리는 기업·단체 후원금 문제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며 “(이시바) 정권이 계속되었더라면 이탈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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